재택근무 영상+사운드 셋업

January 1, 2022

TL;DR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아래와 같은 재택근무 시스템을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가구 + 주변기기

  • 테이블: 높이조절 책상 (Jarvis)
  • 의자: Steelcase Leap
  • 모니터: Dell U3419W (built-in KVM)
  • 모니터 등: Quntis bar light

영상

  • 카메라: Sony RX100 III
  • 캡쳐보드: Blackmagic ATEM Mini
  • 라이트: Elgato Key Light Air

음성

  • 마이크: Rode NT5 / Rode PodMic
  • 마이크암: Blue Podcaster Boom Arm
  • 오디오 인터페이스: Zoom Podtrak P4
WFH Desk

최종 셋업

일단 가구, 주변기기에 대해 설명할게요. 테이블은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테이블로 선택했습니다. 모니터암과 카메라암, 마이크암을 염두해 둬서 클램프 고정이 가능한 것으로 선택했죠. 가격대가 정말 다양한데, 중간 가격대로 선택했습니다.

앉아서 일하다가 서서 일하면 허리에도 도움이 되고 생각도 다시 가다듬게 되어 좋더군요.

모니터는 선택지가 KVM 스위치 기능이 포함된 모니터만 보아서, LG와 Dell의 모니터 각 한종씩 밖에 없었습니다. 그 중, USB-C 충전 용량이 더 큰 Dell을 선택했네요. Mac과 연결하는 데에 이슈가 있긴 하지만 KVM의 그 너저분한 케이블을 감당하지 않아도 되서 좋습니다.

모니터 위에는 독서등으로 Bar Light 달아뒀습니다. BenQ 독서등의 아류작인데 BenQ를 써보진 않아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유용하게 사용 중입니다.

최종적으로 웹캠을 대체하는 용도로 소니 1인치 센서 RX100 III를 ATEM Mini에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APS-C나 풀프레임 카메라를 쓰지 않는이상 적당한 웹캠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웹캠보다 중요한 건 아무래도 조명같습니다. 조명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정말 정말 큽니다. 조명없는 APS-C 카메라보다 조명있는 웹캠이 오히려 화상회의에는 더 나은 것 같네요. 다행히 회사에서 조명을 공짜로 제공해줘서, Elgato Key Light Air 두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배경 조명은 쓰진 않지만 Key Light + Fill Light 쓰면 영상이 많이 달라지네요.

영상보다는 오디오가 재택근무에 훨씬 중요하죠. 일단 의사소통이 되어야 하니까요. 화상회의 앱(구글 Meet, Zoom, etc)이 대부분 음성을 압축을 심하게 하다보니 어느정도 수준이 되고 나면 음질 차이가 거의 없어서 비싼돈을 투자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정도 수준만 맞추면 랩탑 마이크와는 차원이 달라지네요.

화면 밖으로 마이크를 꺼내서 쓸땐 Rode NT5 펜슬 마이크, 화면 안에서 마이크를 쓸땐 Rode PodMid 를 쓰고 있습니다. 둘다 XLR 마이크라 XLR 오디오 인터페이스용으로 Zoom PodTrak P4를 쓰고 있네요. 아직 흡음재는 달지 않아서 NT5를 쓸 때 에코가 살짝 들어가긴 합니다. 조만간 DIY해서 에코를 줄이려고 계획중입니다.

뒷이야기

이 최종 셋업으로 오는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먼저 가장 복잡했던 오디오 셋업부터 이야기해 볼까요?

오디오 셋업

처음 재택근무를 시작할 때는 책상도 이케아 책상, 모니터 작은 것 + 도킹스테이션 + 랩탑으로 썼었습니다. 회의는 랩탑 마이크를 쓰거나 아니면 이어셋 마이크를 썼었죠.

안그래도 안되는 영어 발음에 랩탑마이크나 이어셋 마이크의 음질로 회의 하니 제 말을 잘 못 알아 먹더군요. 이때 발음을 더 정확하게 연습할 생각은 안하고, ‘장비 문제네! 장비를 바꾸자!’ 라는 생각을 해서 업글을 시작합니다.

처음은 고민 끝에 저렴한 CAD U37 마이크를 썼습니다. 여기에 이어폰 연결해서 쓰니 상대방 입장에서 정말 잘 들린다 하더군요. 안좋은 발음도요… 그래도 이 세팅만 되어도 별 무리없이 회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회사에서 재택근무 지원금이 나와서 책상도 바꾸고 마이크도 데스크 스탠드가 아닌 Blue Yeti Podcaster 세트를 장만하게 됐습니다. 아이가 제 마이크를 학교 수업한다고 뺏아간 것도 있었구요.

블루 예티 + 마이크 붐 암을 달고 나니 전문 팟캐스트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회의때 마이크가 화면에 잡히지 않게 하려고 좀 멀리 떨어트려서 회의를 했네요. 컨덴서 마이크라 감도가 좋아서 그렇게 해도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단순히, 정말 단순히 이쁘다는 이유만으로 Rode PodMic 를 장만했습니다. 팟마이크는 XLR 입력 마이크라, 블루예티와는 다르게 XLR -> USB 변환해주는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필요합니다. 이걸 큰맘 먹고 Zoom F6를 구입했죠.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입니다. 필드 레코드용, 정말 미친듯이 기능이 다양하고 32비트 레코딩이 되는 엄청난 녀석을 겨우 오디오 인터페이스, 그것도 input 하나 들어가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쓰고 있었죠.

그렇게 좀 쓰다가 클럽하우스가 핫 해지고 스마트폰으로 클럽하우스를 좀 들어가다 보니, F6 에 연결된 마이크를 어떻게 쓸 수 없을까.. 삽질을 했죠. usb-c -> 3.5mm TRRS -> 3.5mm stereo + 3.5mm mic <-> 3.5mm stereo to 2 XLR -> Zoom-F6 라는 프랑켄슈타인의 셋업을 했다가,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Zoom F6를 처분하고 Zoom Podtrak P4를 구입했습니다.

3.5mm TRRS 잭으로 바로 연결 가능하지만, BTA-2라는 블루투스 모듈을 연결하면 스마트폰과 선으로 연결할 필요도 없이 쓸 수 있습니다.

이 셋팅에 한가지 문제가 있었죠. PodMic가 다이나믹 마이크라 멀리 떨어지면 안되고 입 바로 앞에 가져다 이야기 해야 선명하게 잘 들립니다. 클럽하우스같은 경우엔 웹캠을 쓰지 않아서 아무 문제가 없는데, 회의에는 웹캠을 켜다보니 항상 마이크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마이크 멋지네~”, “마이크 좋네, 팟캐스트 해?” 등등, 회의에 집중은 안하고 이런 이야기만 계속 나와서, 고민 끝에 화면 바깥으로 마이크를 빼내려 다른 마이크를 구입합니다.

그래서 구입한 마이크가 Rode NT5 Cardiod 컨덴서 마이크입니다. 펜슬 마이크라고 하는 데 화면 바로 바깥에서 입쪽을 향하게 고정해서 사용합니다. 선명한 목소리를 잘 잡아주는데, 문제는 컨덴서 마이크라서 주변 소리가 잘 들어갑니다.

방에서 일하다 보니 벽에 반사되는 소리가 들어가서 일명 에코라고 하는 Reverb현상이 생기네요. 이를 막기 위해 어쿠스틱 패널을 자작해서 벽에 걸어서 음향 반사를 줄였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사실 CAD U37 마이크 이후부터는 뻘짓이라고 봐도 됩니다. 회의용 음성 코덱이 압축을 많이 하다보니 향상되는 음질을 상대방이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제가 팟캐스트라도 하면 차이가 있겠지만 그럴 일은 앞으로 없을 것 같구요. :) 그냥 자기 만족이죠.

비디오 셋업

비디오는 그나마 좀 오디오보다는(?) 적은 단계를 걸쳤습니다.

처음은 랩탑 카메라였죠. 아주 화질구지 카메라로 썼는데, 안그래도 못생긴 얼굴, 감당이 안되게 나오더군요. 랩탑 카메라의 문제는 각도죠. 아래에서 위로 찍는 방향이다보니 이게 감당이 안됩니다.

이걸 해결하고자 웹캠을 썼는데, 이 웹캠을 다시,, 아이에게 뺏기면서 새 웹캠을 물색했죠.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의 폭증으로 로지텍 920 웹캠이 동나거나 수백달러 하는 상황에 그 돈을 주고 살 수가 없더라구요.

고민 끝에 집에 있는 똑딱이 카메라, 소니 RX100 III를 웹캠처럼 이용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microHDMI -> HDMI 케이블을 사고, 아마존에서 HDMI-to-USB 캡쳐디바이스를 사서 웹캠으로 잘 사용하고 있었네요.

거기에 회사에서 라이팅을 지원해 줘서 Elgato KeyLight Air를 두개 두고 쓰니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죠. 못생긴 얼굴은 화질이 좋아질수록 더 못생긴게 잘 드러난다는 걸요…

그러던지 말던지 쓰고있는데, 캡쳐디바이스가 20달러짜리 싼 장비라 화질이 꽤 안좋았습니다. 이걸 참고 넘기면 되는데, 그게 안되서 쓰잘데기도 없는, 기왕이면(?) 병에 걸려서, Blackmagic ATEM Mini를 들였습니다.

4인풋 HDMI 장비인데, 이런데 쓰라고 있는게 아닙니다. 여러 입력을 화면을 전환해 가며, 그린스크린을 쓰던지 하면서 자막도 실시간으로 넣어줘야 제대로 디바이스를 활용하는데, 전 1 HDMI 입력 그대로 웹캠으로 씁니다.

… 또 하나의 돼지목 진주목걸이죠. 그런데 캡쳐된 화질은 정말 좋습니다. 이전에 쓰던 캡쳐장비는 색감이 좀 우중충한데, ATEM 을 쓰면 정말 잘 나옵니다. :)

가구 + 기타 장비

가구는 그다지 설명할 부분이 없네요. 회사에서 일하면서 스탠딩 데스크의 편리함을 알게 되서 집에도 장만하고 싶었는데, 회사에서 지원금이 나오면서 스탠딩 데스크와 의자를 마련했죠. 대부분은 앉아서 일하는데 스트레칭하기 위해 서서 일하기도 합니다.

서서 일할 때 다리 좀 편하게 하려고 Flex Board 를 바닥에 두고 일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