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Moon Bay 게잡이

January 28, 2017

이곳 캘리포니아에 와서 새로 경험한 것이 정말 많습니다. 그 중에서, 겨울철이 되면 보게 되는 ’게’가 그 중 한 종류일 것 같네요. 한국에서는 꽃게, 가끔씩 매우 비싼 베링해 근처에서 잡힌 킹크랩을 보는게 전부인데요. 이곳 캘리포니아에서는 가장 유명한 게를 꼽으라면 던저니스 크랩(Dungeness Crab)일 겁니다.

Dungeness Crag

정말 큰 크기에 깜짝 놀라고 살이 킹 크랩만큼 많이 들어있어서 또 한번 놀란 게 입니다. 지역이 다르니 먹거리도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한 녀석이죠. 이쪽 북캘리에서부터 알래스카까지 퍼져있는 종 인데 겨울철 인기 음식입니다.

매번 사서 먹다가, 한번 직접 잡아볼 생각으로 지인에게 장비를 빌려서 다녀왔습니다.

면허 (License) & 규칙

캘리포니아에서는 한국과 다르게 아무 곳에서나 게를 잡거나 낚시를 하면 깜짝 놀랄만한 벌금을 물게 됩니다. 가장 큰 벌금은 ‘전복잡기’ 인데요, 면허없이 잡으면 문제고, 면허가 있어도 정해진 수량 (2개)이상 잡으면 벌금이 10,000 달러가 넘을 정도로 큽니다.

게잡이나 낚시도 면허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면허가 없이 낚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공공 부두입니다.

Pacifica 공공부두: 출처 Fishermenneverlie

이곳에서는 정해진 규칙 안에 자유롭게 낚시와 게잡이가 가능합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는 게잡이로 위 사진에 보이는 퍼시피카 부두로 가는게 보통인데, 저기는 전문적인 기술이 없으면 쉽지 않다고 해서 초보자에게 인기가 있는 하프 문 베이로 가보았습니다. 게잡이는 하프문 베이가 남쪽으로 잡을 수 있는 한계선이고, 그보다 아래에 있는 산타크루즈 피어나 Seaside 피어는 일반 낚시하러 갈 수 있습니다.

게잡이는 크기에 제한이 있는데, 던저니스 크랩은 등껍질 크기가 5.75인치 이상이 되어야 하고, 그 외의 게는 4인치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상업용도로 게잡이를 할 때에는 암컷은 놔주어야 하며, 일반인이 게잡을 때는 성별에 상관없이 잡을 수 있습니다. 다만 관례상 암컷은 풀어주는 게 보통입니다.

하프 문 베이 피어

Pillar Point Harbor

물이 찰 때 게를 잡아야 잘 잡힌다고 해서 일찍 서두른다고 했는데 하프문 베이 피어(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필라 포인트 항구가 하프 문 베이 피어입니다)에 도착하니 9시 30분이 되어버렸네요. 서둘러 빌려온 낚시대 두개와 통발에 준비해 온 닭고기를 썰어 넣고 던졌습니다.

5~10분마다 한번 씩 들어올려보면서 게가 잡혔나 보는데, 작은 게들만 올라와서 바로 바로 풀어주었습니다. 던질때 마다 미끼로 준비해 간 닭고기가 싸그리 사라지는 걸 보니 게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바다속에 먹는 녀석이 매우 많나봅니다. 그런데 잡혀주질 않네요. ^^

12시까지 낑낑대면서 5인치 가량 되는 던저니스 크랩을 잡아서 아쉬워 해 보고, 작은 녀석들은 바로 바로 풀어주고 했지만, 운이 좋게 5인치쯤 되는 Red Rock Crab과 6인치쯤 되는 Red Rock Crab 두 마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큰 게가 올라오자 아이들이 무척이나 즐거워 하네요. 이리 보고 저리보며 신기해 합니다.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는 Fish & Chips는 주문하지 않을겁니다) 다시 와서 한시간 가량을 더 낚으니 6인치쯤 되는 Red Rock Crab을 한마리 더 잡았네요.

3시간 반 정도 낚은 끝에 던저니스 크랩을 낚지도 못하고, 레드 락 크랩만 세마리 잡았습니다. 그래도 아이들도 게잡는 걸 지루해 하지 않았고, 날씨 좋은 날 바깥 구경도 하고, 집에 와서 잡은 게를 쪄서 먹으니 재밌는 경험이네요.

다음엔 좀 제대로 된 낚시대로 일반 물고기를 잡아볼까 생각 중입니다.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낚시를 종종 갔던 기억이 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