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xington 저수지 낚시

May 15, 2017

이번 주 Lake Pinecrest로 캠핑을 가려고 계획했었습니다. 가서 토요일에 호수에서 낚시를 하기로 계획했었죠.

몇 달 전부터 지인 가족과 예약해 두고 설레며 준비하고 있었는데, 막상 출발 할 날짜가 되니 파인크레스트 캠핑장 날씨가 심상찮아졌네요. 가는 날 눈이 오고 이박삼일 내내 밤에 영하 5도까지 떨어지는 강추위가 이어진다고 예보가 나옵니다. 따뜻한 5월 봄날이라 전혀 생각지 못했다가 어린 아이들도 있고 해서 추운 날씨에 결국 캠핑 계획을 접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Crabbing at Half Moon Bay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Pier가 아닌 곳에서 낚시를 하려면 면허가 필요합니다. 파인크레스트 호수도 Pier가 있긴 하지만, 카약과 보트가 주변에 많아 낚시하기가 껄끄러워 1-Day 라이센스를 구입했었는데, 그게 그대로 허공에 날아가 버릴 참이었죠. 하루짜리 라이센스는 날짜가 명시되어 있어서 변경도 안되거든요.

예전에 낚시 용품 판매점에서 직원에게 들은 바 있어, Fremont에 있는 Quarry 호수로 낚시를 갈까 하다, 좀 더 가까운 곳인 렉싱턴 저수지(Lexington Reservoir)로 가보기로 합니다. Quarry 호수는 봄, 여름 격주 단위로 송어(trout)를 방류하기에 실리콘 벨리 근처에서 낚시가 재미있는 곳이라 합니다. 렉싱턴 저수지는 송어 방류는 거의 없어서 고기가 잘 잡히진 않는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꽤 큰 저수지 이다보니 자연산 배스가 꽤 잡힌다고 합니다.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렉싱턴 저수지는 제가 미국에 처음 와서 그 주말 산타크루즈를 가며 보았던 곳인데, 가뭄이 절정인 때라 물이 참 없었던 기억이 나는 곳입니다. 작년에는 극심해서 거의 호수 바닥이 보일 지경이었죠.

Lexington Reservoir

그러던 호수가 올 겨울 비가 풍족히 내린 덕분인지, 나무가 잠길정도로 물이 가득차고 넘치지 않기 위해 물을 방류할 만큼 상황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호수에는 이전에 자랐던 나무가 물에 잠겨 낚시하는 데 애로가 있네요. 릴을 감으면 세번 중 한번은 나무에 걸려 바늘을 끊어먹기 일쑤입니다.

결국 두시간 반을 나무와 사투하다 한마리도 잡지 못하고 점심 먹으러 내려갔네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저녁 5시 즈음 다시 한번 가 봅니다. 파크 레인저가 말해준 것이 기억이 나서 이번에는 댐에서 낚시를 해 보기로 합니다.

at Dam

댐에는 몇 사람이 낚시를 하고 있었고 한두마리 이미 잡은듯 해 보였습니다. 그 옆에 자리 깔고 낚시대를 드리우는데, 나무에 걸리는 건 매 한가지지만, 오전에 비해선 양호하더군요.

8시 해 질때까지 낚시를 했는데, 입질 두번 온 것 외에는 별다른 성과가 없네요. 그 사이 옆에서 낚시하던 낚시꾼은 5파운드 쯤 되어보이는 송어와, 10파운드는 족히 넘을 것 같은 잉어(carp)를 낚고 얼굴에 웃음을 띄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역시, 제 낚시 실력이 문제네요.